2010/04/27 08:07
나이 먹어서 헤퍼진 건 눈물이다.
아침에 아부지 차 타고와서 평소보다 삼십분이나 일찍 출근해 한적한 교무실에서 클릭한 기사 하나에 촉촉히 눈시울이 젖어 들었다. 코 끝이 찡해져서 한동안 창밖을 바라보아야만 했다.
슬퍼서가 아니라 안타깝지만 너무 멋져서, 너무 고마워서 그리고 사랑해서...
박용택이 달리는 이유
불이 꺼졌다. 지난 25일 LG는 한화에 3-0으로 이겼다. 경기가 끝난 뒤 약 30분이 지났다. 유니폼을 벗고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었다. 불 꺼진 잠실구장에 그가 나타났다. 어둑어둑한 일요일 밤의 그라운드를 천천히, 그리고 묵묵히 뛰었다. 그의 러닝은 훈련이라기보다는, 참선에 가까웠다. 상의 지퍼를 목 끝까지 올린 채 수도승처럼 박박 깎은 머리만 내놓고 천천히 그라운드를 돌았다. ......
지금의 팀 분위기에 '그가 조금만 더 잘하면' 이라는 생각도 드는 것이 사실이다. 하지만 그가 이런 팀을 만드는데 남모르는 큰, 아주 큰 공헌을 하고 있다는 것을 팬은 모르지 않다. 남은 몰라도 팬은 안다. 나는 안다.
사랑한다.
당신의 팬이 되게 해 줘서 고맙다.